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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연인들의 날(Dia dos Namorados)’ – 사랑을 노래하는 여름의 중턱

by 리베원 2025. 5. 26.

 

사랑을 기념하는 날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오늘은 브라질의 ‘연인들의 날(Dia dos Namorados)’ – 사랑을 노래하는 여름의 중턱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보통 많은 나라에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지만, 브라질에서는 6월 12일, 한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연인들의 사랑을 축하합니다. 이 독특한 날짜와 문화적 차이는 브라질 특유의 종교적 배경과 계절적 요소에서 비롯되며, 화려하고 낭만적인 축제 분위기 속에서 깊은 애정과 감사를 전하는 날로 자리 잡았습니다.

 

 

브라질의 ‘연인들의 날(Dia dos Namorados)’ – 사랑을 노래하는 여름의 중턱
브라질의 ‘연인들의 날(Dia dos Namorados)’ – 사랑을 노래하는 여름의 중턱

 

 

왜 6월 12일일까? ‘Dia dos Namorados’의 유래와 배경

브라질의 ‘연인들의 날’은 단순히 서구의 발렌타인데이를 늦춰 기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날짜는 가톨릭 성인 ‘안토니오 성인(Santo Antônio)’의 축일 전날이라는 종교적 맥락과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사랑과 결혼의 수호성인으로, 브라질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그는 중세 포르투갈 출신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였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수호자이자 좋은 배우자를 찾게 해주는 성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만큼, 이러한 가톨릭 신앙은 오랜 전통을 통해 오늘날에도 문화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안토니오 성인의 축일은 6월 13일인데, 바로 그 전날인 6월 12일이 ‘연인들의 날’로 지정되어 사랑을 약속하는 날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날은 단순히 연애 중인 연인들뿐 아니라,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 신혼부부, 오래된 부부들까지 모두 함께 축하하는 날로 받아들여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념일이 점차 확산된 데에는 상업적 요소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1940년대 상파울루의 한 광고회사에서 지역 백화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6월 12일을 ‘연인들을 위한 특별한 날’로 마케팅한 것이 대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계기였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사랑과 소비가 결합된 브라질 특유의 문화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 – 브라질식 낭만과 열정의 표출

브라질에서 연인들의 날은 단순한 ‘카드와 초콜릿’ 정도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렬한 감정 표현과 화려한 이벤트, 창의적인 선물로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전통입니다.

우선 많은 커플들은 이 날을 맞아 로맨틱한 저녁 식사, 호텔 예약, 해변 피크닉 등 특별한 데이트를 계획합니다. 도시 곳곳의 레스토랑은 사전 예약으로 가득 차며, 거리에는 사랑의 상징인 하트, 꽃, 초콜릿 장식이 가득합니다. 특히 장미꽃과 풍선, 감동적인 손편지는 브라질 연인들의 날에 빠질 수 없는 전통적인 선물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플래시몹, 거리 공연, 라이브 음악 콘서트 등이 열리기도 하며, SNS에서는 연인을 향한 사랑 고백글과 추억 사진들이 넘쳐납니다.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도 이날을 맞아 사랑 고백이나 커플 콘텐츠를 올리는 일이 흔해, 브라질 대중문화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는 날이기도 합니다.

브라질 사람들은 감정의 표현에 솔직하고 풍부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날은 서로의 마음을 보다 생생하게 나누는 날로 받아들여집니다. 가족 문화가 강한 브라질에서는 연인뿐만 아니라 부모나 친구, 형제자매에게도 작은 선물을 건네며 사랑을 표현하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브라질의 연인들, 그리고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사랑의 날’

오늘날 ‘Dia dos Namorados’는 단순한 연인 사이의 축제를 넘어, 브라질인의 정체성과 감정 표현을 대변하는 문화적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기념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과거에는 이성 연인 중심의 날이었다면, 최근에는 성소수자 커플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포용적인 기념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많은 브랜드와 미디어에서도 LGBTQ+ 커플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진행하며, 사랑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해 SNS, 메시지 앱, 영상통화 등을 통해 거리와 시간을 초월한 ‘비대면 사랑 표현’도 흔해졌습니다. 해외에 떨어져 있는 커플들도 이 날을 기념하며 온라인으로 선물을 보내거나 영상으로 깜짝 이벤트를 연출하는 문화도 자리잡고 있습니다.

브라질 경제가 성장하면서, ‘연인들의 날’은 소매 유통업계, 여행 산업, 호텔 및 외식업계에 있어서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소비 시즌으로 평가됩니다. 이를 통해 브라질에서는 사랑이 개인의 감정을 넘어서 사회적,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브라질의 ‘연인들의 날’은 단지 발렌타인데이의 변형판이 아니라, 그들만의 역사, 종교, 문화, 감정의 표현 방식이 고유하게 반영된 축제입니다.
6월 12일, 온 나라가 사랑으로 물드는 이 하루는 브라질 사람들이 얼마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축하하는 방식은 달라도, 그 마음은 세계 어디서나 통합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그 마음을 좀 더 화려하고 적극적으로, 때론 유쾌하게, 그리고 진심으로 표현합니다.
다음 6월 12일이 다가올 때, 혹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브라질식 ‘Dia dos Namorados’처럼 진심과 정성 가득한 방식으로 마음을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요?